2014 뮤지컬 ‘조로’, 우리의 가슴에 새로운 Z를 새겨 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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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뮤지컬 <조로>, 우리의 가슴에 새로운 Z를 새겨 넣다

 

뮤지컬 조로?

 

‘조로’는 영화, 만화 등 다양한 작품으로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았다. 2008년 7월 15일 런던 웨스트엔드 게릭시어터에서 뮤지컬로 올려져 런던에서만 31만 명이 관람했으며 2009년 영국의 ‘토니상’으로 불리우는 최고 권위의 ‘로렌스 올리비에상’에서 최우수작품, 남우주연, 여우주연, 안무, 조연상 등 5개 부문 후보에 노미네이트되었다.

 

REBOOT ZORRO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 초연 이후 오랜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2014년 뮤지컬 <조로>는 ‘REBOOT ZORRO’ 라는 타이틀을 전면에 내세울만큼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조로는 화려한 무대장치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TV뉴스에 소개될 정도로 화제를 불러 모은 2막의 하이라이트인 열차 결투장면은 실제크기의 열차와 실제 철도 위를 달리는 듯한 영상 장면으로 생동감이 넘친다. 미스 사이공의 헬리콥터 장면을 떠올리게 할만큼 스펙타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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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조로와 그의 관객들
필자는 팬들 사이에서 휘조로라 불리는 휘성이 조로 역할을 맡은 공연을 관람했다. 대중가요 가수들의 뮤지컬 진출이 빈번해진 요즘 휘성의 뮤지컬 출연이 새삼스러울 건 없었다. 휘성 역시 인기 가수답게 자신의 팬들을 대거 동원하는 티켓파워를 가지고 있음을 공연 내내 확인할 수 있었다. 휘성의 히트곡을 극 중간 중간에 넣어 팬들을 만족시키려는 시도도 나쁘게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휘성 역시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관객의 반응이 너무 휘성에게만 집중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적어도 극장 안에서는 공연을 하고 있는 배우에 대한 존중이 더 필요한 것은 아닐까?
뮤지컬 조로는 뮤지컬 넘버와 넘버 사이의 공백이 굉장히 짧다. 그래서 열창을 한 배우들이 박수를 받을 만한 시간적 여유가 넉넉히 주어지지 않았다. 이런 이유에서 생긴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여성앙상블이 아카펠라로 소화한 ‘IN ONE DAY’는 정말 빼어났기에 큰 박수와 호응이 주어져야 마땅했지만 작은 박수소리 하나도 없이 그냥 넘어갔다. 이날 공연에서 가장 안타깝고 가슴 아픈 순간이었다. 멋진 하모니로 아름다운 합창을 보여준 여성 앙상블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
휘조로의 작은 몸짓 하나에도 뜨거운 반응을 보이던 관중은 어디로 숨어버렸단 말인가. 부디 무대 위의 배우의 빛나는 노력에 따뜻한 시선과 반응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조로의 여인 이네즈와 루이사, 조로의 안타고니스트 라몬
조로보다 오히려 더 뮤지컬 조로를 이끌어 가는 인물인 이네즈 역을 소화한 소냐의 무대는 힘차고 열정적이었다. 길면서도 많은 가사로 된 뮤지컬 넘버를 여유있고도 풍부하게 소화해 내는 내공은 감탄이 나올 지경이었다. 플라멩고의 힘찬 동작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가창력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대사처리와 연기 또한 나무랄 데 없었다.
‘루이사’역의 안시하는 푼수 연기마저 사랑스럽게 잘 소화해냈고, ‘라몬’역의 조순창은 파워풀한 성량의 보컬로 카리스마 있는 선 굵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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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상블의 힘
조로가 히어로물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초능력이 생겨나 영웅이 되는 다른 히어로물과는 다르게 민중들의 아픔을 해결하기 위해 자생적으로 생겨난 영웅이라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바이다. 이런 극의 내용상 흐름이 반영되어서인지 뮤지컬 조로에서는 주조연 뿐만아니라 앙상블의 역할 또한 무척이나 비중이 크다. 라틴리듬에 맞춰 군무로 추는 플라멩고, 남자앙상블 배우들과 조로의 검술액션장면 등이 인상적으로 펼쳐진다. 앞서 박수를 받지 못해 아쉽다고 언급했던 여자 앙상블의 아카펠라로 시작하는 ‘인 원 데이(In one day)’는 아름다운 화음으로 공연이 끝난 후에도 오랜시간 귓가에 맴돈다. 기존에는 기타로만 연주되던 넘버를 더욱 풍성하게 성공적으로 바꿔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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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뮤지컬 조로
2014년 뮤지컬 조로는 ‘Reboot Zorro’라는 이름에 걸맞게 지난 초연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됐다. 화려한 무대와 흥겨운 선율, 스릴 넘치는 검술과 스턴트 액션 등의 볼거리가 다양해지며 숨 돌릴 틈 없는 전개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렇지만 탄탄한 스토리를 구성하려는 욕심때문이었는지 대사와 노래 가사의 양이 다소 넘쳐나 보인다. 변화무쌍한 무대장치라든가 화려하고 역동적인 안무에 풍부한 선율로 가득한 음악 등의 완성도는 무척 높다. 새로운 조로의 이야기 전달도 전체적으로 설득력이 있지만 몇몇 부분에서는 다소 지루하다는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조로의 이야기와는 다른 조로를 만들어내겠다는 도전정신과 새로운 뮤지컬 넘버를 추가하는 등 새로운 모습을 빼어나게 만들어내려한 노력과 성과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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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평론가 한명섭(thestream@thestre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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