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면서 사랑해가는 것이 사랑이라면, 연극 ‘연애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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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신혼을 떠올리는 결혼은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의 빛나는 결과물일까. 결혼이 고고하게 혼자 빛날 수만 없는 이유는 결국 우리네 삶의 과정이자 궁극적으로는 사랑의 결혼 또한 삶의 테두리에 귀속되기 때문이다. 연극 연애시대는 미혼남녀의 흔하디 흔한 멜로 공연이 아니다. 평범한 두 남녀가 사랑을 해서 결혼을 했지만 얼마되지 않아 이혼을 하게 된 부부의 이혼 후 연애이야기이다. 사랑하고 싶고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추천할만한 연극이 아닐 수 없다. 이혼 후 연애는 설렘보다는 애틋함이라고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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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면 2살이었을 죽은 아들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만난 부부. 한 눈에 반해 사랑으로 결혼을 했지만 힘들때 서로에게 힘들다고 손을 뻗는 것조차 할 수 없었다. 부부는 결국 이혼을 했다. 결혼기념일마다 결혼한 호텔에서 주는 쿠폰으로 스테이크를 매년 같이 써는 이혼녀 이혼남이 극 중 주인공이다. 이 장면에서 ‘헤어지고 나서도 계속 만나게 되고 자꾸 신경쓰이게 되는 부부의 심리는 뭐길래?’ 하면서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굳이 무엇이라 설명하지 않아도 사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이다. 이혼한 부부라 할지라도 사랑하고 연애를 하다 헤어진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이 남아있는 애틋한 남녀임에 틀림없다. 두 남녀가 만나기만 하면 비아냥거리는 주인공 간의 코믹한 설정은 오히려 후반으로 갈 수록 괜시리 우리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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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연애시대>는 제4회 시마세이 연애문학상을 수상한 노자와 히사시(1960~2004)의 일본 베스트 셀러 <연애시대>를 원작으로 하는 연극이다. 2006년 TV 드라마 연애시대에서는 배우 손예진과 배우 감우성의 감칠나는 연기력과 주인공의 1인칭 화법으로 남긴 수많은 명대사가 시청자의 마음을 울렸다. 드라마의 인기로 2011년 초연된 연극은 객석점유율 85% 유지하는 큰 인기를 보였다. 이번 연극 연애시대에서는 TV 드라마와 달리 인물 간의 섬세한 갈등을 통해 코믹하고 경쾌한 극 진행을 선택했다. 스포츠 센터 강사이자 이혼녀 은호역(하루)을 맡은 황인영과 심은진, 손지윤이 트리플 캐스팅 되어 각기 색다른 매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서점 직원이자 이혼남인 동진역(리히치로)은 김재범, 이신성 조영규가 맡게 된다. 또한 연극 고유의 특성을 잘 살려 관객이 배우들과 자연스럽게 호흡할 수 있도록 관객의 참여를 열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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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호적을 더럽힌 남자’라며 전 남편에게 자신의 고향 친구를 스스럼없이 소개시켜주는 이혼녀의 우스꽝스러운 장면은 ‘헤어지고 나서도 계속 만나게 되요. 자꾸 신경쓰게 되요.’라며 목사에게 솔직하게 고민을 털어 놓는 장면과 겹쳐진다. 마냥 시원하게 웃을 수만 없는 연극만의 감동이 있다. 헤어진 남녀가 감정이 남아있음에도 차마 상대에게 성큼 다가서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도 한 번 헤어졌다는 건 뭔가가 문제가 있는 것’이고 ‘다시 시작 했다 해도 다시 헤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하는 체념적 선택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세밀한 부분까지 터치하는 연극 연애시대는 연애로 일어나는 심리적 갈등과 아픔을 통해 관객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이혼 후 찾아가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는 다시 한 번 우리를 뒤돌아보게 한다.

싸우면서 사랑하는 것이 사랑이라면 사랑하는 이를 놓치지 않고 용기있게 손 내밀 수 있을 것이다.

2013년 10월 05일(토)부터 12월 29일(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문의 1544-1555

 

글 이채령 기자 (thestream@thestre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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