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와일드혼의 블록버스터 <스칼렛 핌퍼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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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렛 핌퍼넬과 함께 불길 속으로, into the f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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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서양 문화권에서는 소설로 영화로 드라마로 뮤지컬로 다양한 장르를 통해 널리 알려진 영웅 스칼렛 핌퍼넬의 이야기가 한국 무대에 뮤지컬로 찾아왔다. ?일상에서는 자신의 정체를 숨긴채 살아가는 영웅의 이야기는 쾌걸 조로,?슈퍼맨,?배트맨 등을 통해 우리에게 이미 익숙하다.?스칼렛 핌퍼넬은 프랑스 대혁명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바 영웅의 능력보다는 거대한 역사적 사건 속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배신과 오해,?고뇌 등을 담고 있기 때문에 캐릭터의 현란한 능력에는 관심이 크지 않아 보인다.?그러면 이런 이야기를 탄생가능하게 만든 역사적 배경인 프랑스대혁명에 대해 알아보자.

 

프랑스 대혁명과 스칼렛 핌퍼넬

 

신분제도에 따른 모순과 억압으로 인해?1789년 발발한 프랑스 대혁명으로 루이16세가 단두대에서 처단되었다.?과격파 로베스피에르가?1793년 정권을 장악했지만 공포정치로 약?1년 동안에1만 명의 사람들이 단두대에서 처형되는 참혹한 상황이 일어나며 사회 분위기는 더욱 어수선해졌다.?이후 나폴레옹이 제?1통령으로 취임하여였지만 전쟁을 거듭하면서 몰락을 자초했고 다시 샤를10세에 의해 왕정복고로 회귀하면서 시민의 삶은 귀족의 노예 수준으로 전락하고 피폐해져 간다.시민들은 이에 반발하여?7월 혁명(1830년)을 일으키지만 여전히 시민들과 노동자들의 권익이 보장되지 않았다.?이후 공화정을 요구하는?6월 봉기가 일어나고 시내 곳곳에서 시민군은 바리케이트를 구축하여 정부군에 대항한다.?이 바리케이트가 바로 레미제라블의 그 바리케이트이다.?영화와 뮤지컬 속의 비장함과는 달리 이?6월 봉기는 역사적으로는 실패했다. 6월 봉기는 실패로 이어졌지만?1848년?2월에 혁명이 성공하여 제?2공화국이 수립된다.

뮤지컬?<스칼렛 핌퍼넬>의 배경은?1793년 혁명시기의 프랑스로 로베스피에르가 이끄는 공포의 혁명정권으로 점차 그 광기가 거세지는 시점이다.?무고하게 단두대에서 처형되고 파리의 거리는 피로 붉게 물든다.

 

뮤지컬에 한정해서 보자면 프랑스 대혁명을 다룬 잘 알려진 작품은?<스칼렛 핌퍼넬><두 도시 이야기><몬테크리스토><레미제라블>등이 있다.?앞선 설명대로 레미제라블과 스칼렛 핌퍼넬의 시간적 배경은 약?40여년의 간의 시간차가 있다.

 

재미있다.?스칼렛 핌퍼넬.

 

한국 초연이며 복잡할 수도 있는 줄거리를 지닌?<스칼렛 핌퍼넬>이지만 공연을 마치고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재미있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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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과 어우러진 화려한 무대

<지킬앤 하이드><몬테크리스토>의 음악으로 국내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은 매력적이다.?올해에만 국내에 프랭크 와일드혼 음악의 뮤지컬이?5편이 올려진다고 하니 얼마나 국내팬들의 감성에 다가서는지 알 수 있다.?이런 저간의 사정을 차치하고라도 음악은 듣는 내내 매력적이다. overture의 잔잔하면서도 힘찬 관악기의 음색은 마치 무도회가 시작되는 듯한 흥겨움마저 선사한다.?가장 인상깊은 넘버인 ‘into the fire’는 미국 해병대 모집 광고 음악으로 사용되기도 할 만큼 오랫동안 귓가를 맴도는 힘찬 곡이다.

 

뮤지컬?<스칼렛 핌퍼넬>은 무대와 입체적인 무대 장치도 수준이 높다.?막이 열리면 마그리트(바다 분)가 공중에 걸리 화려한 새장 속에서?’sroybook’을 부르는 장면은 화려하며 아름답다.?그 주변을 가득 채운 앙상블의 춤과 노래는 관객들의 시선을 한 눈에 사로잡기 충분하다.?스칼렛 핌퍼넬이 영국에서 프랑스를 넘어가는 장면에서 무대를 가득 채우는 초대형 사이즈의 뱃머리는 압도적 극 전체를 보자면?1부의 마지막을 장식한 신비스럽고 미스테리한 넘버 “Riddle”과 함께 펼쳐지는 거울 장면이 단연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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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렛핌퍼넬>은 영웅인 주인공 하나에만 집중하는 뮤지컬이 아니다.?극 중에 등장하는 다양한 배역과의 어울림 속에서 영웅의 고뇌를 녹여내고 있다.?다양한 인물들에 골고루 배분된 효과적인 조명을 통해 다양한 인물들이 빛나게 해준다.?현란하면서도 배려가 담긴 조명이 인상적이었다.

 

주인공인 퍼시의 레이스 달린 흰색 의상이 인상적이며?2부에 등장하는 붉은색과 황금색으로 이루어진 의상도 화려하면서도 멋져보였다.?몸통을 코르셋으로 날씬하게 조여서 허리선을 강조한 로코코 스타일 의상을 입은 ?여성들의 의상도 아름답다.

 

퍼시,?스칼렛핌퍼넬,?한지상

뮤지컬?<스칼렛 핌퍼넬>은 대사와 연기가 많은 작품이다.?전체적으로 음악없이 대사처리와 연기로 소화하는 부분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배우의 연기력이 요구된다.?한지상의 퍼시는 이것을 완벽하게 소화했다.?대사의 호흡이나 리듬이 까다로와 보였음에도 관객들의 몰입과 호응을 이끌어내며 극의 재미를 한층 더 높였다.?언어 유희적인 요소와 대사를 반복하는 습관을 보이는 극중 퍼시와 한지상은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였다.?가창력 부분은 이미 검증된 대로 드라마틱하면서도 폭발적으로 힘차게 처리하고 있으며 오리지날 넘버와 비교해 보더라도 오히려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이고 흡인력이 있었다.한지상의 퍼시는 공연 당일 관객들을 모두 사로잡았다고 할 만큼 최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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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여배우 마그리트,?바다

1년만에?<스칼렛핌퍼넬>로 돌아온 바다는 막이 열리면 화려한 깃털 의상과 함께 새장 속에서 아름다운 왈츠풍 선율의 넘버 ‘storybook’을 부르며 인상적인 등장을 한다.?대사처리에서 살짝 실수를 하기도 했지만 공연 이틀째 날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는 문제가 될 것 없어 보인다.?사랑하는 퍼시와 결혼했지만 결혼 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는 남편에 대한 실망과 함께 과거를 빌미삼아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히는 쇼블랑 사이에서 고뇌하는 역할을 잘 소화했다.

 

쇼블랑,?에녹

검은색 제복을 입은 쇼블랑은 중저음의 매력넘치는 목소리로 시종일관 무대에 긴장감을 흘러 넘치게 했다.?에녹은 훈훈한 외모와 그에 못잖은 매력적인 가창력으로 무대를 채우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야망있는 정치가인 쇼블랑 역에 어울리는 무게감있는 연기가 합격점을 줄 만하다.

 

웰 메이드 뮤지컬, <스칼렛핌퍼넬>

<스칼렛핌퍼넬>은 브로드웨이에서도 빅버짓(big budget)?뮤지컬이였듯이 큰 예산이 들어가는 대규모 뮤지컬이라 이제야 국내 초연이 가능했을 것 같다.?그에 걸맞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자랑한다.?기대하지 않고 왔던 관객마저도 충분히 공연에 빠져들고 즐길 수 있을만큼 ?친절한 공연이었다.?그만큼 스탭과 배우들을 비롯한 여럿의 노력이 더해졌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어렵고 복잡할 수도 있는 공연을 명쾌하고 보기 좋게 만든 노력에 찬사를 보내며 앞으로도 해를 거듭하며 공연을 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공연평론가 한명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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