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블데드> 좀비굴 선행 취재기

실제상황! 좀비들의 습격! 이블데드 프레스콜 영상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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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아수라장이였어요!!
피인지 비인지 모를 축축한 것이 우리를 불쾌하게 적셨어요.
‘쾅’하고 총소리가 났어요. 어둠 속에서 들리는 비명과 괴성!!!
그 때, 갑자기 좀비떼들이 우리를 향해 다가오는 거예요!!
뭔가에 잔뜩 굶주린 얼굴로.. 절뚝절뚝 거리며 한걸음씩!!
좀비 손에서는 피가 뚝뚝 흐르는데 그 손으로 우리를!!!!! 꺅!!!!!!!!!!!!!!!!!!!!

 

 

대학로에 좀비가 나타났다는 목격자의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SM아트홀은 좀비들의 본거지이고, 그곳에서 탈출한 생존자들은 모두 피칠갑을 한 채 정신줄을 놓고 도망나왔다고 한다.
2008년 8월 8일, 본지의 기자는 좀비들의 본거지인 SM아트홀로 잠행취재를 했다.
입구부터 심상치 않다. 작렬하는 태양아래 대학로의 활기찬 분위기와는 정반대로 나무넝쿨이 가득한 안에서는 스산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좀비는 둘째치고 일단 시원해서 좋다.

정신을 가다듬고 안으로 들어서자 흰옷에 비옷을 입은 정체모를 무리들이 앞 쪽에 앉아있다. 이들은 누굴까? 종로에서부터 시작된 분노바이러스에 감염된 자들일까? 비옷 안에는 살점 이상의 것이 있는 걸까? 그것은 총알로도 죽일 수 없는 신념이란 걸까? 어쨌든 이 의문의 무리는 더 지켜보기로 하고 시선을 옮겼다.
오랫동안 방치된 듯 한 숲 속 오두막이 보인다. 이곳이 좀비들의 본거지로 추정된다. 이 오두막을 찾은 애쉬, 린다, 스콧, 셀리, 셰럴, 애니, 에드, 제이크. 좋은 엠티 장소 다 내팽겨치고 왜 이런 음산한 곳으로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이들은 ‘조낸 퐝당’한 사건들 속에 하나둘 좀비가 되어가기 시작한다. ‘조낸 퐝당’하다는 것을 명심해두도록 한다. 아, 물론 애쉬는 좀비가 되지 않는다. 주인공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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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다시피 좀비는 죽지 않는다. 이미 죽은 시체가 살아 움직이는 게 좀비인데 어떻게 또 죽나? 하지만 이곳에 서식중인 좀비는 좀 특별하다. 좀비의 행동패턴을 분석한 결과 인간과의 소통을 꽤하는 듯 했다.
일단 이 미국산 좀비는 현지화가 너무 잘된 나머지 태양을 피하고 싶다는 둥, 난 너무 매력있다는 둥 가요를 불러댄다. ‘핫-핫-‘ 댄스도 곁들여서.
목격자의 증언처럼 좀비는 뭔가에 잔뜩 굶주린 얼굴로 절뚝절뚝 다가오긴 한다. 필자도 흠칫했다. 그런데 그건 온전치 못한 몸(!) 때문이다. 한번 생각해봐라. 시체다. 시체.
눈앞의 좀비는 그저 피부에 좋은 ‘글리세린’이 들어간 피를 우리에게 나눠주고자 했을 뿐이다. 특히 흰옷에 비옷을 입은 자들의 얼굴이고 목이고 마구 비벼주시는 게 피부관리사 자격증이라도 취득한 듯 싶다. 흰옷을 비옷을 입은 자들은 그런 행위를 즐겼다. 어디 가서도 받지 못할 서비스다. 머리 위로 떨어지는 스프링쿨러 물은 나름 시원하다.
그렇다. 좀비는 세상살이에 지쳐 단물이 쪽쪽 빠진 인간들에게 화끈한 밤을 선사하고자 한 것이었다. 종로에서부터 시작된 분노바이러스가 전국을 뒤덮었다. 국민의 80%를 그로기 상태로 만들어버린 것을 보고 좀비들마저 소통을 해보겠다고 나선 것이다. 여태껏 관객과 배우가 이렇게 소통하는 공연을 본적이 있는가! 좀비도 관객과 소통한다.

 

 

취재를 마치며 그제서야 기자는 긴장이 풀렸는지 다리가 후들거린다. 항상 호방함을 잃지 않고 살았지만 피를 흘리는 모습에 비명이 절로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좀비들은 마음을 열고 용자들의 도전을 기다리고 있다며 더 화끈한 밤을 약속한다고 했다.
2008년 8월부터 시작된 좀비들의 화끈한 피맛사지 서비스를 제대로 한번 받아보자.
‘뮤지컬 이블데드’를 기억하라. 대학로 SM아트홀. 오픈런. 좀비들 항시대기!

 

최유미 기자(yoom@thestre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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