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총사] 인상적인 캐릭터 구현으로 승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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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삼총사>는 그 이름만 들어도 내용이 한눈에 그려질 정도로 친숙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09년 초연부터 함께 했던 신성우, 유준상, 엄기준, 이정열, 김법래, 민영기가 또다시 ‘삼총사’라는 이름 아래 모여 이제는 완숙한 뮤지컬의 면모를 선보인다. 그리고 공연의 핵심을 이루는 ‘달타냥’ 역에 이지훈, 규현(슈퍼주니어), 허영생(SS501), 오원빈(FT 아일랜드 출신)이 가세해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지난 가을 막을 내린 <잭 더 리퍼>와 캐스팅 측면에서 연결성을 갖고 있다는 점도 하나의 감상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공연의 뼈대를 이루는 원숙한 배우들의 연기와 외적인 화려함의 조화, 그리고 한층 보강된 검술 장면, 이것이 바로 2011년 하반기에 돌아온 뮤지컬 <삼총사>의 최종 무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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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너무나도 익숙한 이야기

알렉상드로 뒤마의 <삼총사>는 만화로 영화로, 그리고 여타의 매체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 브라이언 아담스와 스팅, 로드 스튜어트가 함께 불러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은 노래 를 통해서도 어느 정도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굳이 원작 소설을 읽지 않았다고 해도 작품의 줄거리 정도는 이미 익숙한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왕을 지키는 총사들 중 으뜸인 세 명의 ‘삼총사’와 시골에서 총사가 되기 위해 파리로 온 ‘달타냥’, ‘달타냥’과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콘스탄스’, 왕과 ‘콘스탄스’를 구하기 위해 ‘달타냥’과 ‘삼총사’가 펼치는 모험담. 뮤지컬 <삼총사>는 바로 이 익숙한 이야기를 무대 위에 재현하고 있다. 명예와 사랑을 향한 네 명의 용사들이 벌이는 모험은 예견된 결말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

뮤지컬 <삼총사>는 너무나도 익숙한 이야기를 무대 위에서 새롭게, 매력적으로 공연해야만 하는 불리한 조건에서 출발하고 있다. 당연하게도 결말은 해피엔딩으로 결정되어 있기 때문에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힘은 철저하게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 실력, 각 장면의 완성도 있는 연출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하나의 정점을 향해 분위기를 높여가는 구성만을 취한다면 반드시 실패할 수밖에 없는 작품의 성격으로 인해 뮤지컬 <삼총사>는 주요 캐릭터의 매력적인 구현에 집중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선택은 극의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들을 압도하며 이야기를 전개해 나아가는 것에만 신경 쓰지 않고, 관객들이 장면과 장면에 집중적으로 몰입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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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캐릭터 구현으로 승부하다

‘삼총사’의 ‘아토스’와 ‘아라미스’, ‘포르토스’, 그리고 ‘달타냥’의 캐릭터를 보다 매력적으로 형상화하기 위해 <삼총사>는 극 중 극의 형태로 이들의 과거를 끌어온다. 한때 노래 실력 하나로 파리를, 파리의 여성들을 휘어잡았다는 ‘아라미스’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전체 작품의 흐름 중간 중간 네 캐릭터를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특히 검으로 총알도 튕겨낸다는 전설의 검객인 ‘아토스’의 장면에서는 흰 장막과 조명을 활용한 무대 연출이 돋보인다. 그리고 ‘삼총사’ 중 가장 매력적인 음성의 소유자인 ‘포르토스’의 장면에서는 힘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군무와 함께 화끈한 바다 사나이의 모습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전체 이야기에서 어둠의 축을 담당하고 있는 ‘리슐리외 추기경’과 복수심에 불타는 여간첩 ‘밀라디’의 장면 역시 각각의 캐릭터를 보다 상세하게, 거부감 없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준다. 이처럼 뮤지컬 <삼총사>는 전체 극의 일관된 흐름과 완성도와 함께 주요 캐릭터의 자세한 묘사와 형상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때문에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여러 캐릭터가 보다 친근하게 다가오고,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삼총사’라는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게 된다. 공연 내내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긴장감 유지에 치우치지 않고 선택한 인상적인 캐릭터 구현은 원작에서 비롯된 설정이기도 하겠지만, 뮤지컬 <삼총사>의 현명한 선택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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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을 지키는 임무를 수행하는 ‘총사들’이 가슴 속에 품고 있는 명예와 소중한 존재를 보호하고자 하는 사랑은 <삼총사>의 주인공들에게 매우 중요한 주제이다. 때문에 ‘달타냥’과 처음 만난 ‘삼총사’들은 하나같이 정오의 시계탑 아래에서 ‘명예를 건 결투’를 제안한다. 한낮의 광장 시계탑 아래, 즉 하늘 아래 가장 밝은 시공간에서 한 점 부끄럼 없이 ‘명예’를 건 결투를 하고자 하는 ‘삼총사’들의 기본 소양을 확인할 수 있다. 바로 그러한 역사적 시공간 속에 존재하던 ‘삼총사’와 ‘달타냥’이기 때문에 왕과 콘스탄스를 구출하기 위한 모험이 망설임 없이 가능한 것이다. 이야기의 어두운 측면을 담당하고 있는 ‘리슐리외 추기경’이 숨겨진 실체를 드러내며 스스로의 명분을 내세우지만, 애석하게도 그의 선택과 믿음은 ‘삼총사’로 대표되는 ‘명예’와 충돌할 수밖에 없다.

선과 악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는 <삼총사>의 구성에서 너털웃음으로 상징되는 ‘삼총사’의 ‘명예’와 ‘리슐리외 추기경’의 ‘야심’은 극을 이끌어가는 중심 대립 축을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대립의 사이에 존재하는 ‘밀라디’는 예상보다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아토스’와의 과거, ‘리슐리외 추기경’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 등이 제시되며 복수를 꿈꾸는 이미지로 등장하는 ‘밀라디’의 존재는 선/악 대립을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선/악 대립의 종결 또한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때문에 뮤지컬 무대 위에서 ‘밀라디’는 ‘콘스탄스’보다 더 매력적인 캐릭터로 살아 있다. <삼총사>에서 또 한 가지 눈여겨봐야 하는 요소는 ‘리슐리외 추기경’을 연기하는 배우가 또 다른 역할을 맡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와 같은 캐스팅은 ‘밀라디’가 그랬든 선과 악이라는 단순 대립에서 벗어나 다양한 이야기 흐름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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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하’, 너털웃음은 어디로 향하는가

공연 초반 ‘삼총사’의 너털웃음이 처음 등장할 때, 공연장 분위기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낯설다. 주요 캐릭터의 형상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마주한 너털웃음 ‘하하하하’는 어깨를 들썩이는 행동과 어우러져 과장된 느낌을 준다. 이 순간 ‘하하하하’로 발화된 너털웃음은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몰라 방황하고, 관객들뿐만 아니라 배우 역시 어색함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러한 상황은 전체 극이라는 큰 틀 속에서 철저하게 의도된 연출이다. 하지만 캐릭터 구현에 노력하며 진행되는 극의 흐름 속에서 여러 번 반복적으로 등장한 후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들의 너털웃음은 공연장의 분위기뿐만 아니라 관객들의 어깨마저 움직이게 만든다. 가야할 곳을 찾지 못하던 첫 등장의 허황된 너털웃음 ‘하하하하’는 공연의 막이 내리는 순간, 비로소 무대 위뿐만 아니라 관객석에서도 자연스럽게 그 존재를 드러내고 있었다. 뮤지컬 <삼총사>의 주요 캐릭터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단적인 표현이 바로 ‘하하하하’라는 너털웃음이 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뮤지컬 <삼총사>의 다양한 볼거리 중 하나는 바로 ‘총사관문’ 장면에서 등장한다. 총사가 되고 싶은 ‘달타냥’이 거쳐야만 하는 ‘총사관문’ 장면에서 <삼총사>는 배우들과 관객들의 짧은 소통을 시도한다. 전체 극의 흐름을 잠시 끊고, 보다 친근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동시에 관객들의 흡인력을 유도하는 장면으로 일종의 ‘달타냥과 함께 하는 시간’이다. ‘달타냥’과 관객의 호흡이 필요한 이 장면에서 예정되지 않은 또 다른 ‘관문’이 펼쳐지기도 한다. 운이 좋으면 공연장을 찾은 이효리와 같은 연예인의 모습을 바로 앞에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 관람일 – 2011. 11. 18. 금 8시 공연
* 공연장 –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 캐스팅 – 신성우, 이지훈, 민영기, 김법래, 김소현 외 다수

 

하린(stream@thestre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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